'성차별 발언'에 멍드는 교육현장

입력 2021-09-12 17:09   수정 2021-09-13 00:27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최근 성평등에 대한 수업을 하다가 한 남학생으로부터 “페미(페미니스트) 같다”는 말을 들었다.

A씨는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젠더 이슈를 자극적으로 접하다 보니 성평등에 대한 오해가 짙다”며 “성차별에 관해 이야기하는 수업시간에 남학생과 여학생 둘 다 불편함을 느껴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교실에서 오가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인해 교사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교사들은 “일부 학생이 문제의식 없이 혐오를 조장하는 유튜버 등의 언행을 따라해 교사를 모욕하거나, 성평등 수업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토로한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전국 교사 1130명을 대상으로 한 ‘학교 내 페미니즘 백래시(맹목적 반발)와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교사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최근 3년간 백래시를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4.2%가 ‘있다’고 답했다.

여교사의 37.5%, 남교사의 19.6%가 “페미니즘 백래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메갈’ ‘페미’냐고 조롱하듯 묻는 행위(17.4%), 공식적인 자리에서 혐오 표현 발언(16.6%), 페미니스트 교사에 대한 비난 및 공격(12.8%), 성평등 수업에 대한 방해·거부(8.2%) 등의 백래시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백래시 행위자가 누군지에 관한 복수응답 설문에서는 학생이 66.7%로 가장 많았다. 동료 교사(40.4%), 학교 관리자(18.7%)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3년간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교사는 37.3%였다. 특히 연령이 낮은 여교사일수록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많이 봤다. 20~30대 여교사의 66.0%가 성희롱·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학교 내 페미니즘 백래시와 성희롱·성폭력의 가장 큰 원인을 복수응답으로 묻는 항목에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사회 인식과 문화’라는 답변이 56.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차별과 혐오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는 교육계 문화’(46.9%)가 뒤를 이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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